'우리들의 미친 파라다이스' < sphinx(스핑크스) >
추동 | 입력 : 2021/04/10 [23:34]
-우리는 왜 고전의 현대화에 열광하는가?
-우리들의 미친 파라다이스는 과연 어디인가?
- 자신의 생각을 극한과 치열함으로 몰고 간, 끌고 간 연출의 노력이 돋보이는 단연코 현대연극!
- 캐캐묵은 고서에 가을 볕들게 한 현대연극
나는 먼저 '우리들의 미친 파라다이스' <sphinx(스핑크스)>
(원제 :(외디푸스 쩜 코리아) )라는 작품에 대해 광적인 열광과 기립박수
찬사를 보낸다.
올해는 유난히도 <오이디푸스>란 작품이 많이 올려졌고, 올려진 모든 작품은
모두 특색이 있다.
내가 본 작품만 해도 예술감독/연출 : 조현건의 알과핵 소극장 뮤지컬
<오이디푸스>와 ,
'총체성의 연극' '총체연극'을 지향한 김일준 연출의 '연강홀'공연
『<일곱 광대와 오이디푸스>』가 있었으며, 작년에는 엘렌 식수 작
신현숙 교수각색, 장윤경 연출의 "신고전주의를 지향했지만 결과는 고전주의로의
퇴행을 보여 준" 연극 <오이디푸스의 이름>, 부제 '금지된 육체의 노래'가 있다.
모든 작품들이 모두 각자의 개성과 특징을 갖고 있고, '원작'과의 재현의
충실성과 동시에 연출과 각색자에 의한 그들만의 색다른 창조적 표현으로
극을 새롭게 해석하고 있음을 기쁘게 한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손병호'연출의 작품처럼
한 인간이 자신이 갖는 생각을 무대에서 배우를 통해, 조명과 극 활동을
통해 표현하면서 가장 독창적이고도 동시 가장 보편타당적인 방법으로
자신의 생각을 극한까지 차고 올라가 무대에서 형상화시키는 가운데도
관객들의 열띤 호응과 연출이 끌어내고 싶어하는 동일한 정서까지
끌어내고 있던 작품은 한마디로 이번
'우리들의 미친 파라다이스' <sphinx(스핑크스)> 뿐이 없었다.
가장 오래 된 이야기일 수 있는 <오이디푸스>를 다시 우리가 살고 있는
동시대인 '현대'의 이야기로 끄집어 내오는 것이나, 다시 '오이디푸스'의 출생이
'버려진 아이'라는 점에 착안하여
'우리나라에서 버려진 아이를 외국으로 입양케 한 입양아'라는 대입이 너무
놀라울 정도로 치밀함을 띠고 있다.
장소 역시 이방인들이 내국인들과 어울려 아무렇지 않게 마주칠 수 있는
'이태원'이라는 설정과 , '디스코텍'이라는 것도 '왕실'과 너무도 어울리는 설정이다.
현대의 디스코텍은 한 마디로 '고대광실' , '왕실'이라는 점이다.
인간들은 돈을 지불하고 '왕실의 권위와 왕실이 갖는 호화로움과 욕구충족을'
대리 만족한다.
일전에 읽은 책에서는 우리나라를 망라한 전 세계의 디스코 빠, 텍 등에서 일하는
종업원의 부르는 이름,
곳- '아시는 웨이터 있으십니까?' 할 때 우리가 불러주는 '이름'들이
소위 세상에서 뜨는 '스타들의 이름'들이었다는 점은 더욱
'왕실'과 '디스코텍'과의 관계를 쉽게 설명하게 한다.
그곳에서 생기는 고전 '오이디푸스'를 이렇게 이 작품은 바꿔 구성하고
있다.
'무대는 이태원의 물 좋은 최고의 테크노 빠 [스핑크스],
재미동포로 소문난 인기 DJ 토미는 연상의 마담 정과 살고 있다.
마담의 전 남편의 죽음과 불황 때문에 부도에 직면했던 [스핑크스]는
혜성처럼 등장한 토미의 카리스마로 다시 호황을 누리고 있다.
연극이 시작되면 DJ 토미가 펼치는 테크노에 열광하는 손님(관객)들.
풀 페키지 미국여행권을 놓고 벌어지는 퀴즈쇼가 알지 못할 기운에
감전된 댄서들과 손님들의 광란으로 난장판이 된다.
영업정지도 풀리지 않고 불길한 일만 자꾸 생기자,
마담은 고사 굿을 벌리는데,,,,, '
그 뒤의 내용은 '오이디푸스'의 수순을 밟고 있지만, 그 재미는 너무 독특하다
못해 전율이 일정도로 감격적이며, 너무 너무 재미있고 또한 화끈, 발끈하다.
전체적인 무대구성 역시 고대 신전과 스핑크스가 앉아있을 피라미드를 연상케 하는
제의가 펼쳐지고 있는 신전의 모습이 무대세트의 모습이다.
그곳에서 가장 현대적인 음악과 함께 동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현대인들과
조금도 다름없는 사람들이, 사람들의 이야기가 무대에서 펼쳐지는 데
또한 그 내용이 내연 적으로는 '오이디푸스'이면서도 외연적으로는
"한국판 '어둠의 기술자의 이야기이다.
'어둠의 기술자'라는 것은 장 콕토가 오이디푸스에게 붙여준 이름이다.
그것은 그가 '운명을 피하기 위해 운명을 만나러 가는 기이한 여행자,
수수께끼를 풀고 스스로 수수께끼가 되는 어둠의 기술자― 라고 '오이디푸스'를
말 한데 서 기인하는 장 콕토의 단어인 것이다.
그것에서 나는 '한국의 입양아'라는 극 주인공의 배경에서 결국 장 콕토의 단어와
'한국판'을 더 붙여준 것이다.
물론 더하여 이야기를 해 나가자면- 이 공연의 이야기는 대한민국의 정통성에
대한 물음일 수 있고, 한국전통문화에 대한 , 현재 한국 문화에 대한 물음일 수
있다.
'한국연극'에 대한 물음일 수 있고, 입양된 한 한국인의 정체성에 관한 물음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연극으로 연극적인 무대로 좁혀 생각한 다면 결국 공연 중에 '수단'과
발견의 계기로써 주술적인 미신이라 할 수 있는 - 그래서 더욱 전통적인
- '한국의 굿'과 '굿판'-으로 발견의 계기를 보여준다는 연출의 의도는
극명하다 할 수 있다.
또한 정체성 찾기의 일환으로 던져진 원제를 벗어난 , 원제보다 더욱
자연스런 제목인 '우리들의 미친 파라다이스 <sphinx(스핑크스)>' 라는 제목에서
이미 "우리들의 미친 파라다이스'는 결국
'어머니의 자궁 속 '임을 우리는 공연을 통해 알게 되는 것이고, 결국은
그 의미가 공연의 막바지에 배우를 통해 대사 되는
'염색 물들인다고 외국 사람되나............?' 라는 것에도 밀접한 관련을 갖게 하고
있다.
그것을 국지적인 우리 것에서 조그만 더 벗어나 세계적인 것, 인간적인 것
우주적인 것으로 생각하면
결국 '돌아갈 고향을 잃어버린 현대인'으로 귀착되는 것이다.
엥.......시간이 없군.......
결국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올 해 한국연극에서 가장 우수한 연극이라는 점이다.
고전의 현대화, 현동화 , 기대지평을 달성하면서도 동시에
창작품인 손병호 연출의
'우리들의 미친 파라다이스 <sphinx(스핑크스)>'는
올 해 내가 본 한국연극 중에서 이현화 작 채윤일 선생님의
<쉬-쉬-쉬-잇>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한국연극 최고의 작품이라는 것이다.
특히 현대연극에 대한 - 연극과 영화 사이에 놓여진 현대연극에서의 영화보다
더 재미있는 연극적인 수법과 기법 그리고 현장성에서
영화보다 연극이 한 수위임을 여전히 입증하는
현대연극의 나아갈 방향과 지표를 이 작품은 단숨에 제시하고 있는
놀라운 작품인 것이다.
내가 쓰는 말로
내 최고의 찬사인 김일성 박수를 기립하다 객석의 천장이 낮은
아룽구지 극장임을 잊고 일어서다 머리가 빠개지며 피가 철철 흘러나오는
가운데 흐르는 피의 시원함도 함께 즐기며
손바닥이 박수로 타고 닳아 없어질 때까지 쳐주고 있는 연극이
바로
'우리들의 미친 파라다이스 <sphinx(스핑크스)>'이다.
스핑크스 (외디푸스 쩜 코리아)
연 출 : 손 병 호
출 연 : 이동준 조성하 이승연 박길수외
장 소 : 극장 아룽구지
기 간 : 2002. 8.29 ~2002.9.29
입장료 : 1만5천원. 대학생 1만2천원. 중고생 만원 원
시 간 : 화,수,목 7시30분/금,토,공휴일 4시30분,7시30분/일 5시 (월쉼)
러닝타임 중간휴식없이 2시간 - 그러나 너무 너무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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