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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아영 개인전 ‘안티알고리즘 Anti-Algorithm’ , 갤러리 도스

김혜경 기자 | 기사입력 2024/10/11 [08:17]

이아영 개인전 ‘안티알고리즘 Anti-Algorithm’ , 갤러리 도스

김혜경 기자 | 입력 : 2024/10/11 [08:17]

 

▲ 이아영 개인전 ‘안티알고리즘 Anti-Algorithm’ , 갤러리 도스  © 문화예술의전당

 

1. 전시개요 

 

■ 전 시 명: 갤러리 도스 기획 이아영 ‘안티알고리즘 Anti-Algorithm’

 

■ 전시장소: 서울시 종로구 삼청로 7길 37 갤러리 도스 제1전시관(B1) Tel. 02-737-4678 

 

■ 전시기간: 2024. 10. 16 (수) ~ 2024. 10. 22 (화) 

 

 

 

2. 전시서문

 

      무질서 속의 질서

 

             최서원 / 갤러리 도스 큐레이터

 

 

 모든 현대인은 기술과 미디어 매체에 의존하여 급속도로 발전한 시대를 마음껏 향유한다. AI와 인공지능이 개인의 취향과 기호에 따라 다양한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면서 우리는 큰 공을 들이지 않고도 원하는 값을 도출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기술이 우위를 점하는 것이 삶에 당연한 시스템으로 자리 잡으면서 사람들은 점차 능동적으로 일을 주도하려 애쓰지 않고 문제를 해결할 힘을 잃기도 한다. 우리는 곳곳에 녹아있는 실생활의 편리함에서 혜택을 누리고 있지만 그 이면에서 인간만이 지닌 고유의 근본적 내재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이아영 작가는 기술이 찾지 못하는 본질은 결국 어떠한 인공 수단도 제한할 수 없는 가장 자연스럽고 원초적인 감각이라는 것에 주목한다. 가공하여 파생된 결과물이 아닌 자연의 절대성과 진리를 양분 삼아 흘러가는 시간을 작업에 기록한다. 아울러 변수를 용납하지 않는 규격화된 기계적 체계 그 너머의 가능성을 모색하고자 한다.

 

 

 작가는 이성적으로 쉽게 정의할 수 없는 인간의 무의식과 개인적 경험을 바탕으로 관념적 정원을 표현한다. 작업은 관람자로 하여금 자유로운 해석을 부여하며 사고의 다양한 발상과 전환에 여지를 둔 채 진행된다. 육안으로 바로 읽히는 구조와 달리 추상에 근접한 형태는 작품의 다양한 판단과 이해를 가능하게 할 뿐 아니라 작업에서 일반적으로 거치는 초벌 스케치를 생략한 뒤 다음 단계를 과감하게 이어가며 바탕재의 방향에도 고정된 개입 없이 여러 각도의 관람을 허용한다. 작가는 관객의 시선이 작품의 전체적인 모습을 아우를 때 특정한 풍경이 연상되는 듯한 이미지를 연출하며 구상과 추상의 경계를 자유롭게 구현함으로써 보는 재미를 선사함과 동시에 계속해서 들여다보는 궁금증을 일으키게 한다. 작품의 주된 소재는 동양화 재료를 대표하는 장지와 먹으로, 담백함과 웅장한 둔탁함이 함께 조화를 이룬다. 종이 위에 넓게 혹은 좁은 면적으로 번져나가는 흑색은 작가가 궁극적으로 작업하는 취지와 같이 정해진 틀 안에서 움직이지 않고 화폭에서 저마다 다른 농도를 자아낸다. 색의 가짓수를 최소화하여 같은 먹의 빛깔에서 각각의 작품마다 다채로운 짙음과 옅음을 조율하는 방식은 단색적 색감으로부터 풍부한 깊이를 이끌어 낸다. 작가는 유연하고도 부드러운 느낌과 감각이 전하는 영감에 초점을 두어 자연의 이치와 진리를 고유의 예술적 수단으로 예찬한다. 나아가 자연만이 가지는 유동성과 불규칙한 모습을 잠재된 무언의 세계관과 접목하여 작품으로 끊임없이 표현하고 담아낸다. 그렇게 예술을 멀리서, 가까이서 시각적으로 활성화한다.

 

 지금의 인류는 알고리즘 사고에 지나치게 몰입하여 자칫 한정된 개념과 사고에 묶이기도 한다. 기술의 발전을 적절히 받아들이되 과하게 흡수하여 주체성을 잃는 상황은 피할 줄 아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렇듯 빠르게 뒤바뀌는 문명과 혁신 속에서 자연은 인간이 가한 부차적 과정 없이 천연 그대로의 상태를 유지하면서 묵묵히 무질서한 비정형을 추구한 채 격변하는 시대의 사람들에게 많은 바를 느끼게 한다. 작가는 자연이 생성하는 불규칙함 속에서 참신한 미적 양상을 시도하여 무질서 속 또 다른 질서의 가치를 탐미한다. 정해진 해답을 향해 주어진 길로만 가기보다는 주체적으로 선택한 본연의 느낌과 기운으로 예술의 새로운 영역을 주도한다. 작품의 규모만큼이나 웅장하고도 거대한 분위기와 리듬을 형성하며 작가는 관객에게 다음 또 다음 작에 대한 연속적인 서사를 차곡차곡 풀어낸다. 이번 전시를 통해 작품이 시사하는 본질적 감각에 초점을 맞추어 보이지 않는 질서의 흐름을 고요히 따라가 보기를 바란다. 

 

3. 작가 노트 

 

<안티알고리즘> 

 

불안은 발견을 예고한다. 인간은 유한한 존재이기에 근원적 불안감을 다양한 형태로 경험하며 살아간다. 나는 이 불안을 통해 근원이나 어원을 찾는 습관을 갖게 되었다. 뿌리를 찾는 일은 마치 시간의 흐름을 표시한 지도에서 방향을 읽어내는 것과 같다. 이러한 탐구는 결국 인간의 근원인 자연을 바라보며 떠오르는 생각을 ‘직물(textile)’처럼 직조하는 작업으로 이어졌다. 나의 작업은 이 과정을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오늘날 우리는 이미지 과잉의 시대에 살고 있다. 우리는 이미지 해석을 돕는 코드 없이는 일상적인 삶조차 어렵다. 그러나 나는 '알 수 없는 형상'이 오히려 일종의 쾌감을 준다고 느낀다. 이는 나에게 잠재된 원형 이미지를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다. 원형 이미지를 파악하는 과정은 근원을 생각하는 과정과 닮았다. 이 과정에서 나는 무언가를 지시하는 듯하지만 끝내 구체적으로 가리키지 않는 형상들을 발견했다. 이 '비지시성(非指示性)'의 개념을 중심으로, 추상과 구상의 경계를 넘나들며 ‘비지시성 산수화’를 탐구하고 있다.

 

이러한 작업은 우리가 알고리즘에 의존하지 않고, 그것에 의해 지배당하지 않기 위해 근원을 찾으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 이는 기술과 규칙성에 대한 단순한 반발이 아닌, 자연스럽고 유연한 것에 대한 찬미이다. 자연과 인간의 본질은 비정형적이며, 그 안에는 예측할 수 없는 아름다움이 존재한다. 나는 이 비정형성을 초현실주의적 시선으로 포착하고자 한다. 스케치를 생략하고 우연히 번져가는 이미지를 기다리며, 그 속에서 잠재된 원형 이미지를 떠올린다. 그리고 그 이미지를 표현하기 위해 비비고, 선을 긋고, 칠하면서 인간성은 예측할 수 없고, 파편화된 형상들 속에서 발견할 수 있음을 배운다. 내가 창조하는 비지시성의 이미지들은 그러한 인간성을 기록하고, 작품을 보며 자신만의 근원을 떠올리게 하려는 시도이다.

 

4. 작가 약력

 

이아영 │ LEE AH YOUNG

 

E-mail. 012mylib@gmail.com 

 

Web. https://app.artspoon.io/ko/0mylib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원 회화과 석사 수료

 

덕성여자대학교 동양화과 및 교직학부 졸업

 

 

개인전

 

2024 안티알고리즘 Anti-Algorithm, 갤러리 도스, 서울

 

2024 심원정원도, 갤러리 지오타, 서울

 

 

 

단체전

 

2022 함께흐르다, 아르템갤러리

 

2022 ART-ROOM, 고색뉴지엄

 

 

 

수상

 

2024 양자나노과학단큐비트미술공모전본상

 

2024 부천문화재단50인의예술가선정

 

2024 부천문화재단6인 산업전 선정

 

2024 갤러리밀스튜디오신진작가12인선정

 

2024 아시아프작가 선정

 

2024 제53회 구상전 장려상

 

▲ 이아영, 내 손에는 스물여섯 개의 기다림이 있어요 (I have 26 seasons in my hand) 1, 장지에 수묵 (墨 Sumuk on Korean paper), 162.2×130.3cm, 2023  © 문화예술의전당



▲ 이아영, 내 손에는 스물여섯 개의 기다림이 있어요 (I have 26 seasons in my hand) 2, 장지에 수묵 (墨 Sumuk on Korean paper), 193.9×97.0cm, 2023  © 문화예술의전당

 

▲ 이아영, 내 손에는 스물여섯 개의 기다림이 있어요 (I have 26 seasons in my hand) 10, 장지에 수묵 (墨 Sumuk on Korean paper), 162.2×112.1cm, 2024  © 문화예술의전당

 

▲ 이아영, 내 손에는 스물여섯 개의 기다림이 있어요 (I have 26 seasons in my hand) 11, 장지에 수묵 (墨 Sumuk on Korean paper), 162.2×130.3cm, 2024  © 문화예술의전당

 

▲ 이아영, 내 손에는 스물여섯 개의 기다림이 있어요 (I have 26 seasons in my hand) 13, 장지에 수묵 (墨 Sumuk on Korean paper), 193.9×97.0cm, 2024  © 문화예술의전당

 

▲ 이아영, 심원정원도_ 부제 탑골공원 (Map of the Roots_ Subtitle Tapgol Park), 장지에 혼합재료 (Mixed media on Korean paper), 72.7×100.0cm, 2024  © 문화예술의전당

 

▲ 이아영 개인전 ‘안티알고리즘 Anti-Algorithm’ , 갤러리 도스     ©문화예술의전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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