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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철 국회부의장 신년사 "2018년 대한민국은 더 이상 과거에 머물러있어서는 안돼"

권종민 기자 | 기사입력 2018/01/02 [18:05]

심재철 국회부의장 신년사 "2018년 대한민국은 더 이상 과거에 머물러있어서는 안돼"

권종민 기자 | 입력 : 2018/01/02 [18:05]

심재철 국회부의장이 신년사를 발표했다. 이하 신년사 발표 전문입니다.

 

▲ 심재철 국회부의장    © 문화예술의전당

 

 

무술(戊戌)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그러나 기대보다는 두려움이 앞서고, 희망보다는 책임감이 더 크게 다가옵니다. 

 

지난해 우리 정치권은 헌정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 결정으로 준비 없이 갑작스럽게 조기 대선을 치렀습니다. 그 결과 새 정부의 내각 인선은 역대 최장기록인 195일을 넘겨서야 마무리됐습니다. '문재인 케어'와 최저임금 인상 등 설익은 정책들을 비롯해 탈원전 공론화위원회, 국정원 적폐청산 태스크포스팀(TF), 국세청 국세행정개혁 태스크포스팀(TF) 등 초법적 기구들이 내각과 국회의 통제도 안 받고 국정을 문란케 했습니다.

 

지금까지 대한민국은 퇴행성 광풍에 휘둘려 왔습니다. '적폐청산'이라는 미명 하에 수많은 공직자들이 일터에서 쫓겨났고, 부서가 해체되거나 통합돼 인력이 재배치되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수백 명의 공직자들이 조직 내에서 적폐세력으로 낙인 찍혀 검찰 조사를 받았고, 그 과정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는 안타까운 일도 벌어졌습니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 속에서 내각과 청와대에 속한 그 누구도 대통령에게 "아니오"라고 말하지 못했고, 국회도 철저하게 무시당했습니다. 

 

국가와 사회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개혁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그러나 문제는 그 절차와 방향성입니다. 개혁은 적법한 절차를 거치며 미래를 위해 나아갈 때 비로소 국민적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습니다. 앞으로 일을 더 잘하기 위해 제도를 개선하는 것에 목표를 둬야지 과거를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며 낙인찍고 징벌을 내리는 방향으로 가서는 내일로 나아갈 수가 없습니다.

 

제도 개선에 초점을 맞추지 않고 인적 청산에만 집착하면 국정운영은 심각한 후유증을 겪을 수밖에 없습니다. 국가안보와 민생경제를 위해 공직자들이 재량권을 행사하며 필요한 역할을 해줘야 하는데, 정권교체로 정치보복성 징벌을 내린다면 그들은 필요한 최소한의 역할만 할 것이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가게 됩니다.  

 

그래서 2018년을 맞이한 국회의 역할과 책임감은 그 어느 때보다 막중합니다. 적페청산 바람에 맞서 헌정질서와 법치주의를 수호하는 것이야말로 국회가 존재하는 가장 핵심적인 이유입니다. 비록 대통령과 국회의 협치 약속은 파기된 지 오래되었지만, 최소한 국회 안에서라도 여야가 한 목소리로 헌정질서와 법치주의를 지켜낼 수 있도록 하나가 되어야 할 것이고, 저도 국회부의장으로서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북한 핵개발로 한반도에 전운이 감돌고 있고, 미국 금리 인상과 유럽 재정위기로 대외 경제여건도 그 어느 때보다 어렵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대내적으로는 가계부채 급증, 법인세 인상으로 인한 기업경영 위축, 각종 포퓰리즘 정책으로 인한 정부재정 악화 등 도처에 위험요인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미래를 위해 함께 고민하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도 절실합니다. 여당이 내세우는 '국민'과 야당이 말하는 '국민'이 다를 수 없습니다. 

 

지난해 국회는 제몫을 다했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국정감사가 일시적으로 파행되기도 했고, 예산안 통과도 약속된 기일을 지키지 못했습니다. 국회부의장으로서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철저하게 반성해 '일하는 국회'로 거듭나도록 하겠습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강요된 불의에 동조하거나 침묵하지는 않겠습니다. 할 일도 해야 하지만 할 말은 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저부터 먼저 앞서나가고 실천하겠습니다. 잘못된 결정에 대해서는 당연히 지적하고 당당히 맞서겠습니다. 여러분의 격려와 질책을 부탁드립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늘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2018년 1월 2일

             국회부의장 심재철

[권종민 기자] lullu@lull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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