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유리부드소프의「보이체크,장민호,박지일, 김호정, 윤주상, 이대연, 남명렬, 장현성, 구혜령,Georg Buchner, 백치 칼 장현성
권종민 기자 | 입력 : 2020/03/29 [19:59]
러시아의 연출력과 한국의 연기력이 조화된 2004 "보이체크" ! 2004 "보이체크"는 세분된
에피소드들의 장면을 좀 더 유기적으로 연결, 상호연관성 있도록 보완하여
극의 주제를 명확하게 전달할 예정이다. 박지일, 남명렬, 윤주상, 장민호, 오만석,
이남희, 이혜진 등 한국을 대표하는 연기파 배우들과 러시아 최고 스태프들과의 공동작업 과정이
어우러져 객석을 강렬한 에너지로 압도할 것이다.
지금까지 보았던 <보이체크>를 기억 속에서 말끔히 지워낼 수 있는 최고의 <보이체크> 탄생을 준비하고 있다.
<보이체크 2004>
초연을 능가하는 감동, 더 이상의 보이체크는 없다!
세계적인 연출가 레프 도진의 뒤를 이어 러시아가 가장 사랑하는
젊은 연출가 유리 부드소프의 첫 내한 연출로
2003년 1월 토월극장 무대에 올라 한국 연극계에 일약 센세이션을 몰고 왔던
연극 <보이체크 Woyzeck>가 12월 4일(토)부터 18일(토)까지 예술의전당 토월극장 무대에 다시 오른다.
연극 <보이체크>는 24세로 요절한 독일 사실주의 극작가 게오르그 뷔히너의 미완성 희곡 <보이체크>를
유리 부드소프가 각색하고 연출하여 새롭게 꾸민 무대다.
부조리극의 형태를 빌어 인간의 본질적인 허와 실에 대해 물음을 던지는 이 작품은
주인공 ‘보이체크’라는 한 인물을 통해 헤어나올 수 없는 가난, 타고난 계급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참아야 하는 멸시, 인간을 억누르는 이데올로기의 허위의식,
인간의 소외현상 등을 보여주며 모순 속에서 살아가는 민중의 고뇌와 고통을 그리고 있다.
대사의 강한 상징성으로 1997년 초연 이래 빈번한 재해석을 낳았고,
연극, 오페라, 마임 등 다른 장르로도 숱하게 무대에 오르고 있는 화제의 연극이다.
오리지널 연출가인 유리 부드소프는 배우, 무대, 음악, 의상 등 연극이 활용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최대한 활용하여, 대사에 의존했던 기존 연극계에 연출가의 힘을
극명하게 보여 주며 화제를 낳았었다.
2004 <보이체크>는 세분된 에피소드들의 장면을 좀 더 유기적으로 연결, 상호연관성 있도록 보완하여
극의 주제를 명확하게 전달할 예정이다.
박지일, 남명렬, 윤주상, 장민호, 오만석, 이남희, 이혜진 등 한국을 대표하는 연기파 배우들과
러시아 최고 스태프들과의 공동작업 과정이 어우러져 객석을 강렬한 에너지로 압도할 것이다.
러시아의 연출력과 한국의 연기력이 조화된 2004 <보이체크>! ====
지금까지 보았던 <보이체크>를 기억 속에서 말끔히 지워낼 수 있는 최고의 <보이체크> 탄생을 준비하고 있다.
◈ 공연기간 2004. 12. 4 (토) - 12.18 (토)
◈ 공연시간 평일 7:30 / 토요일 4:00, 7:30 /
일요일 4:00(월 공연없음 / 12.4 토 7:30 1회 공연)
◈ 공연장소 예술의전당 토월극장
◈ 입장권 R석 30,000원 / S석 20,000원
◈ 원작 게오르그 뷔히너
◈ 오리지널연출 유리 부드소프
◈ 리바이벌연출 함영준
◈ 무대, 의상디자인 알렉산드르 쉬시킨
◈ 안무 니꼴라이 레우또프
◈ 음악연주 채수린, 나종훈, 김태성
◈ 출연 박지일, 이혜진, 이남희, 남명렬, 윤주상, 오만석, 장민호, 구혜령
◈ 코러스 구성준, 육세진, 김한울, 최문영, 구본주
시청각적으로 다양한 즐거움을 선사하는 부드소프의 <보이체크>
이번 공연은 연출가 부드소프가 과연 떠오르는 러시아의 차기 연출가임을 확인시키는 동시에
우리 배우들의 저력을 느끼게 했다 – 동아일보
러시아의 주목받는 연출가 부드소프의 솜씨가 역시 거장답다 – 매일경제
오리지널 연출가 유리 부드소프는 현재 상트 페테르부르크 연극예술 아카데미 드라마 예술학과 교수이다.
그는 그 동안 ‘19세기의 수수께끼 작품’이란 평가를 받은 뷔히너의 연극 <보이체크>로
상트 페테르부르크 최고 연극상인 ‘황금 소피상’, <고도를 기다리며>의 각색·연출로
러시아 최고 권위의 연극상인 ‘황금마스크상 최고연출가상’,
1997년과 1998년 러시아 연극 시즌 결산 무대에서 ‘스타니 슬라브스키 상’ 등을 수상하였으며
핀터의 <파수꾼>으로 ‘올 해 최고의 연출작품’이라는 찬사를 받은 바 있는
러시아를 대표하는 연출가이다.
<보이체크>에서는 배우, 무대, 음악, 의상 등 연극이 활용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최대한 활용하여
시청각적으로 다양한 즐거움을 선사한다.
▶ 무용 같은 신체 동작
과거의 연극은 작가의 연극으로 대사가 중요했다.
그러나 현대에는 연출가의 비중이 높아지면서 새 언어가 필요해졌다.
부드소프는 ‘현대 연극은 신체연극의 시대다’라면서 ‘몸’에서 그 해답을 찾고 있다.
부드소프는 원작의 시적인 대사와 암시적인 표현의 상당 부분을 배우들의 신체적인 움직임으로
과감히 대체하였다. 따라서 배우는 각 인물의 성격을 언어뿐 아니라 율동적인 표현을 찾아
몸으로 표현해야 한다. 신체극으로까지 운운될 정도로 각 인물의 성격에 따라 춤의 동작이 달라지며
감정 상태에 따라서도 각 인물들의 몸짓 변화는 정교하다.
내한한 안무가 니콜라이 레우또프의 지휘하에 평소의 몇 배 혹독한 과정으로 진행하는
하드 트레이닝 중 한국 배우들은 무게 10kg의 해군 군복 의상을 입고
경사진 무대를 뛰어다니며 신체 훈련을 하고 있다.
▶ 토월극장 무대를 전면 활용한 입체적인 공간과 강렬한 탱고 음악
토월극장 1층의 객석 앞 좌석 상당부분까지 확장시켜 관객과의 거리를 좁힌 무대는
관객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다. 30도에 달하는 아찔할 정도의 급격한 경사면의 무대를 세워두고
우리들이 살아가는 세상이 얼마나 위태하고 불안한가를 보여준다.
서 있기도 불안한 경사면에 배우들은 강렬한 탱고 음악에 맞추어 탱고를 추고 축제를 즐긴다.
이것은 중심조차 잡을 수 없는 그런 세상에서 살아가야 하는 고단한 우리들의 자화상이기도 하다.
특히 들쑥날쑥 홈이 파여진 무대바닥과 지하와 계단으로 구성된 입체적인 무대공간 연출은
평면 무대에 익숙한 관객들의 상상력을 뛰어넘는다. 천장에서뿐 아니라 무대 바닥에서 쏘아올린
조명은 지옥의 불길이 이글거리는 느낌을 연출한다. 고정된 무대는 연기자들의 몸짓에 의해
술집, 침실, 병원, 숲, 지붕 등 각 에피소드의 배경이 되는 공간으로 효과적으로 변화한다.
작품 속 인물의 심리와 극의 흐름을 주도하는 음악은 아코디온으로 연주되는 탱고 선율이다.
반복되는 탱고는 타자들의 무심하고 즐거운 일상을 나타내는 동시에 극에
아슬아슬한 긴장감과 경쾌함을 더해준다. 아코디언을 켜는 악사석을 배치할 정도로
음악은 공연의 중심에 위치한다.
한국을 대표하는 연기파 연기자들 대거 참여
20033년 <보이체크> 초연시 ‘얼음 위의 불꽃 같다’라는 평을 들으며 연기력의 절정을 보여준 박지일이
다시 타이틀역 ‘보이체크’를 연기한다. 박지일은 ‘백상예술대상 신인상’(93),
‘서울연극제 연기상’(96), ‘올해의 우수연극 연기상’(99), ‘서울공연예술제 연기상’(02)을
수상한 연기파 배우로 2004년 초 공연계를 강타했던 뮤지컬 <맘마미아!>에서
빌 역을 맡아 인기를 끌기도 했다.
극을 이끌어가는 말없는 화자(話者)로 제한된 대사만을 말하고 연기의 대부분을 표정과
몸짓 연기로 소화해야 하는 1인 다역 ‘백치 칼’ 역에는 차세대 대형 배우로 점쳐지고
있는 오만석이 새로이 투입된다.
그는 김태웅 연출의 <이>, 그리고리 지차트콥스키 연출의 <갈매기> 등 정극 뿐 아니라
<사랑은 비를 타고>, <그리스>등 뮤지컬에서도 두드러진 활약을 보이고 있다.
<명성황후>, <겨울나그네>, <갈매기> 등에서 모습을 보여온 이혜진이 보이체크에게
유일한 삶의 근거이자 보람이었으나 장교에게 희롱당한 뒤 보이체크에 의해 살해되는
비운의 캐릭터인 ‘마리’역에 도전한다. 순수한 이미지에서 점점 환경에 의해서
관능적으로 변모하는 여인의 모습을 선보인다는 각오.
‘보이체크’를 조롱하는 정신분열증적인 성격의 소유자인 ‘중대장’ 역은
중견배우 이남희가 맡았고, 영화 <지상만가> <처녀들의 저녁식사>,
연극 <불의 가면―권력의 형식> <거미여인의 키스> <밤으로의 긴 여로>
<까라마조프가의 형제들>등의 작품으로 연극계에서 널리 알려진
배우 남명렬이 ‘군악대장’ 역을 맡는다.
<세일즈맨의 죽음> <베니스의 상인> <어델러> <아마데우스> 등 다수의 작품에서 열연했고
동아연극상, 백상예술대상을 비롯한 수많은 연극제에서 남우주연상을 받았으며
1998년 서울 국제연극제 남우주연상을 수상하여 다시 한번 그 저력을 인정받은
실력파 배우 윤주상이 ‘의사’ 역을 열연한다.
‘노인’ 역은 국립극단 단장을 역임했고 연극계에서 살아있는 전설로 불리는
'국민 배우' 장민호가 다시 한 번 맡았다.
프로필
연출 / 유리 부드소프 (Yuri Butusov)
러시아 연극계가 공히 인정하는 대표 연출가 유리 부드소프는 1996년 상트 페테르부르크
국립연극아카데미 출신이다. 그는 학창시절 이미 고골의 <결혼식>,
도스토예프스키의 <지하생활자의 수기>, 사무엘 베케트의 <고도를 기다리며>로
비평가들의 주목과 찬사를 한 몸에 받는다. 그 후 상트 페테르부르크의 랜소베타극장으로 초빙된
부드소프는 19세기의 수수께기 작품이라 평가받는 뷔히너의 <보이체크>를 공연하게 되는데,
이 작품은 상트 페테르부르크의 최고 연극상인 ‘황금 소피트상’을 수상했으며,
프랑스, 독일, 스웨덴, 체코, 폴란드에서 열린 세계연극축제에 참가했다.
그 후 <고도를 기다리며>를 새롭게 각색하여, 전 러시아 최고의 연극상인 황금마스크상
최고 연출가상을 수상하였으며, 비평가와 연극기자들이 추천하는 공로상 부문의
후보로 오르게 된다. 1997년과 1998년 러시아 연극시즌 결산무대에서 스타니 슬라브스키상을
수상하고, 핀터의 <파수꾼>이란 작품으로 ‘올 해 최고의 연출작품’이라는 찬사를 받는다.
이후로 유리 부드소프는 까뮈의 <칼리큘라>와 마야꼽스끼의<빈대>,
무이슬립스키의 <도둑>, 밤빌로프의 <장남>같은 작품들은 지금까지 랜소베타극장의
레퍼토리로서 공연되고 있으며, 수호보꼬블린의 <따렌낀의 죽음> 역시도
상트 페테르부르크 극장에서 공연되고 있다. 현재 유리 부드소프는 상트 페테르부르크
연극예술아카데미에서 드라마 예술학과의 교수로 재직 중이다.
무대디자인 / 알렉산드르 쉬시킨 (Alexandre Chichkine)
상트 페테르부르크 연극예술아카데미 출신인 쉬시킨은 자신이 참여한 연극, 발레, 오페라 등
다양한 공연에서 시각적 이미지를 총괄하는 아트 디렉터로 활동 중이다.
회화적이고 구조적인 무대의 귀재로 러시아는 물론 유럽 전역에서 그 실력을 인정 받고 있는
젊은 예술가로서 1996년 고골의 <도박사>를 시작으로 50여 편의 작품에서 제각기 다른 상징적이며
인상적인 무대를 꾸밈으로서 비평가와 관객들로부터 찬사를 받았다.
<황금 소피트상> 등 권위있는 연극페스티벌에서 최고 예술가 부문에 선정되며
차세대 러시아의 무대를 이끌고 나갈 젊은 천재로 주목 받고 있다.
안무 / 니콜라이 레우또프 (Nikolai Reoviov)
1991년부터 지금까지 러시아 여러 도시의 오페라, 음악 그리고 드라마 극장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현재 상트 페테르부르크 연극 예술 아카데미에서 모던 재즈를 강의하고 있다.
레우또프는 현재 러시아의 연극계를 움직이고 있는 빠지(Pazi), 부드소프(Butusov),
뚜마노프(Tumanov), 뿌라우진(Praudin)과 같은 연출가들과 함께 작품 활동을 하고 있으며,
다양한 연극 장르로 이루어진 100여 개가 넘는 작품을 공동으로 상연하였을 뿐만 아니라,
상트 페테르부르크, 국내외에서 개최되는 재즈 댄스 마스터 클래스에 참여하고 있다
. 그가 안무한 작품들은 ‘황금 마스크상’, ’황금 소피트상’에서 여러 차례 수상한 경력이 있다.
황금 마스크상/뻬뜨로프 연출 <모래 속의 여인>, 부드소프 연출 <보이체크>,
마린스키 극장에서 상연된 빠지 연출 쁘로꼬피예프 작 오페라 <수도원에서의 약혼>,
황금 소피트상/빠지 연출 <동백꽃을 든 여인>, 빠지 연출 <하늘나라 섬에서 사랑에 빠진 자들의 자살>,
뚜마노프 연출 <따냐 따냐>, 뿌라우진 연출 <죽음을 맞이한 귀신>,
<연말결산 시상식>, 즈이꼬프 연출 <사랑>, <레이디 원더미러의 부채>,
<깔롬나의 작은집>, <실비아> 등.
주요 배역 설명
보이체크
저항할 수 없는 현실과 사회의 이데올로기 사이에서 고뇌하지만, 자신 앞에 주어진 현실을 부정하고
외면할 수 없는 상황으로 그것들을 체념하고 받아들인다.
자신의 사랑이며 책임이라고 믿는 마리와 아기를 위해 힘든 현실을 감내하지만 상대방의 배신에
괴로워하며 결국 살인이라는 극단적인 행동을 범하고 만다.
그는 녹녹하지 않은 일상의 일에 몹시 지쳐있지만 무엇이 옳고 그른 가에 대한 신념은 가지고 있다.
자신을 배신한 마리를 살인이라는 극한 상황으로 몰고 가지만, 그녀와 부정한 행동을 한
군악대장과 자신을 조롱하는 중대장과 의사에게는 어쩔 수 없는 유약함을 보이는 등
보는 이에게 연민을 자아내는 캐릭터를 지니고 있다.
마리
매력적이지만 그녀 역시 사회적인 열등계급민이 갖는 한계 속에 놓여있다.
동거인인 보이체크의 도움으로 살아가고 있지만 자신과 마찬가지로 사회적으로 무력한
보이체크와의 관계에선 위험한 줄타기를 하고 있다.
그녀는 보이체크에게 고마움과 미안함은 있지만, 남자답고 능력 있는 군악대장에게 끌리는
자신을 내맡기는 현실적이고 감정적인 성격의 소유자이다.
군악대장과의 불륜 이후, 죄책감으로 후회하면서도 자신의 잘못을 보이체크에게 솔직하게
용서를 구하지 못하는 자존심이 있고, 결국은 보이체크에 의해 죽음을 당한다.
백치 칼 (1인 다역)
부드소프는 백치 칼을 원작보다 확대시켜 보이체크의 분신이자 전체의 화자 역을 수행하게 한다.
칼은 극히 제한된 대사만을 부여받고, 연기의 대부분을 표정과 몸짓으로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전지적(全知的) 시점의 ‘해설자’, ‘보이체크’의 분신 뿐만 아니라
‘마리’의 어린 아기, ‘보이체크’의 친구, 수시로 등장하는 ‘마이미스트’ 등
여러 가지 캐릭터를 연기한다.
연출가가 의도하는 신체적인 움직임을 가장 극명히 보여주는 배역.
중대장
알콜 중독 기운에 ‘정신분열증’적인 성격, 사회에 대해 냉소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는 인물로서 매우 직선적이다.
사람들이 자신을 한심스런 인물로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그럴수록 부하인
‘보이체크’에게만은 더욱 권위를 내세우는 인물이다. 부하인 ‘보이체크’의 여자와 군악대장과
불륜을 오히려 조롱거리로 삼을만큼 보이체크에게는 잔인하리만큼 거침없는데,
작품을 통해 권력을 가진 자들의 오만함과 비겁함을 대변하는 캐릭터이다.
군악대장
군악대장 역시 이 사회의 보통 민중인 보이체크와 구별되는 권력층의 대변자다.
잘생긴 외모와 사회적인 능력을 배경으로 보이체크의 여자인 ‘마리’를 유혹하고
그녀와 불륜을 저지른다. 자신이 저지른 잘못을 알면서도 그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다.
그러한 그의 행동은 보이체크를 마지막에 극한상황까지 치닫게 하는 역할을 한다.
의사
‘보이체크’가 겪고 있는 시련 중의 하나인 의학실험을 실행하는 인물로 가장 유머러스한 캐릭터이다.
비만인 몸으로 수영복 차림에 조깅을 하거나, 보이체크에게 가혹한 실험을 하고 있으면서도
게걸스럽게 음식을 먹는 등 전혀 어울리지 않는 여러 상황을 관객으로 하여금
우스꽝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유도하는 인물로 매우 수다스럽고 말이 빠르다.
중대장이 권력층을 대변한다면 의사는 이 사회의 지식층을 대변하는 인물이라고 할 수 있다.
실력없고 무능하지만 세상이 놀랄 발견을 하겠다는 허위의식에 사로잡혀 어쩔 수 없이
실험도구가 되고 마는 보이체크에게 비인간적인 실험을 하면서도
전혀 죄책감이나 책임감을 느끼지 못한다.
노인
극의 후반 작품의 메시지가 어느 정도 전달되었을 때, 홀연히 등장하여 은유적인 대사를 통해
절박한 보이체크의 상황을 감동적으로 전달한다. 실제로 그의 등장배경과 설정은 중요하지 않게
처리된다. 하지만, 작품 종반부에 마치 전체의 내용을 알고 있는 듯 무대 위에 등장하여
던진 한마디는 배우와 관객에게 저마다의 상상과 감동의 시간을 제공한다.
악사(아코디언)
무대 뒤 2층 발코니 위치에 세 명의 아코디언 연주자가 자리잡고 있다.
이 작품에서 전체적인 리듬은 ‘탱고’를 위주로 진행된다.
무도회 장면에서는 악사로서, 공연 중간에는 등장 인물들의 심리상태와 상황을 암시하는 역할을 맡는다.
리드 멜로디 아코디언, 베이스 아코디언, 화성 아코디언 등으로 나뉘는데 각자가 맡은 역할에 따라
음역이 다르며 공연 종료 후 관객이 퇴장할 때까지 여운이 남는 음악을 연주한다.
시놉시스
이발사 출신인 가난한 병사 보이체크는 그의 정부(情婦) 마리가 낳은 아이의 아버지이다.
법률상의 의무는 없지만 어떻게 해서든지 마리와의 사이에서 난 아이를 부양하려고 하지만 돈이 없다.
생활비를 벌기 위해 한 의사에게 자기의 몸을 제공하는데,
의사는 그의 몸을 빌려 여러 종류의 실험을 한다.
에피소드 # 1
보이체크가 대위의 수염을 깎고 있을 때 대위는 보이체크에게 양심과 도덕에 대해 경박한 설교를 시작한다.
하지만 보이체크는 절실한 어조로 “가난한 사람에게는 돈이 제일이며,
돈이 없으면 교회도 도덕도 아무 소용이 없다”고 말한다. 이처럼 보이체크는 처음에는
무슨 말을 들어도 “네 그렇습니다, 대위님”이라고 밖에 대답하지 못하고 복종하는 편이었으나,
대위에게 마리와의 사이에서 낳은 숨겨둔 아들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자신의 생각을 피력한다.
(멀리 거리가 보이는 들판)
늦은 오후에 보이체크와 그의 동료 안드레스가 나무를 잘라 지팡이를 만들고 있다.
안드레스는 유쾌하게 사냥노래를 부르지만, 보이체크는 낙조(落照)를 바라보며
미친 듯이 중얼거린다.
(마리의 방)
때는 저녁. 마리는 아들을 데리고 창가로 가서 군악대가 가까이 오고 있는 것을 바라보고 있다.
선두에 선 군악대장이 마리에게 인사한다. 마르가리따가 창문을 내다보며 떠들어대자
마리는 화가 나서 창문을 닫아 버린다. 군악대가 지나간 후, 마리는 아들을 재운다.
이때 보이체크가 돌아와 창문을 두드린다. 보이체크는 조금 전 낙조를 바라보았을 때
기분이 좋지 않았는지 헛소리 비슷한 말을 하고는 돌아간다.
마리는 불길한 예감을 느끼고 몸을 떨면서 절망적인 기분에 잠긴다.
(의사의 연구실)
날씨가 아주 좋은 오후에 의사는 자기의 잘못된 학설을 증명하기 위해 불쌍한 보이체크를 실험한다.
보이체크는 생계를 꾸려나가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의사에게서 하루에 3그로센씩을 받고
의사의 실험 대상이 되어 이런 비참한 노릇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의사는 보이체크를 실험동물로 밖에는 생각하지 않으므로, 제멋대로 침을 뱉는다거나
기침을 하는 것은 계약위반이라고 간섭하는 등 여러 가지 주의를 준다.
의사는 이 실험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으려 한다. 하지만 보이체크는 여전히 묘한 소리를 지르거나
마리의 이름을 부르는 등 기이한 행동을 계속한다.
(마리의 집 문앞에 있는 행길)
때는 황혼이 깃든 저녁. 마리는 군악대장의 남자다운 태도에 유혹되어 그에게 정복당하고 만다.
맨 처음에는 잠시 반항했지만, 결국에 군악대장의 품에 안겨서 집 안으로 들어간다.
에피소드 # 2
보이체크가 마리를 살해하기로 결심하는 대목이 있는 부분으로 극을 본격적으로 전개시키는 중심부이다.
(마리의 방)
때는 오전. 방안에 햇빛이 가득하다. 마리는 아기를 무릎 위에 앉혀 놓고 재우며 거울을 들여다보고 있다.
고수장이 선물한 금귀걸이를 달고서는 황홀해 하고 있을 때 보이체크가 들어온다.
그러나 그녀는 알지 못한다. 모처럼 기분이 좋아진 그녀는 아기 때문에 기분이 상해서
아기를 흘겨보고는 꾸짖는다. 보이체크가 귀걸이에 대해서 묻자, 그녀는 그냥 주었다고 대답하지만
그도 사정을 모르는 바가 아니다. 보이체크가 다시 귀걸이 두 개를 다 주웠냐고 묻는데
이때 아기가 울자 그쪽으로 마음이 쏠린다.
보이체크는 중대장과 의사에게서 받은 돈 일부를 마리에게 주고 나가자 마리는 양심에 가책을 받는다.
(대낮의 행길)
대위는 급히 지나가고 있는 의사를 쫓아간다.
의사가 대위와 신경전을 벌이는 중에 보이체크가 지나간다.
대위는 보이체크를 불러 놓고는 마리와 군악대장의 관계를 이야기하며 조롱한다.
그 말을 들은 보이체크는 크게 절망하면서 낙심하는데, 의사는 이러한 그의 행동을 냉철하게 관찰한다.
이후 보이체크는 어디론가 급히 가버린다.
(마리의 집 앞 행길)
보이체크는 문 앞에 서 있는 마리에게 급히 달려온다. 마리가 인사를 했지만,
보이체크는 마리를 뚫어지게 바라보면서 군악대장과의 관계를 신랄하게 묻는다.
모든 것을 체념한 마리는 만약 정말이라면 어떻게 하겠느냐고 오히려 반문한다.
보이체크가 그녀를 손으로 때리려고 하자, 그녀는 그것보다 차라리 칼로 찌르는 것이 좋겠다고
말하고는 집으로 들어가 버린다. 보이체크는 한층 더 절망하여 나가고 만다.
(술집)
청년, 병사, 하녀들이 무도회에서 춤추고 있다. 한 직공이 이유도 모를 소리로 건들거리며
사람들을 웃기다가 쓰러지자, 악대는 탱고를 연주하기 시작한다.
모두가 탱고에 맞춰 춤추고 있는데 그 가운데에는 마리와 군악대장, 중대장의 모습도 보인다.
그곳을 응시하던 보이체크를 군악대장이 바닥에 집어던져 버리고,
중대장은 널부러진 보이체크를 조롱한다.
보이체크는 환상과 환청을 통해 자신의 속에서 이는 복수와 살인의 충동과 만난다.
(병원, 부대)
의사는 병원에 사람들이 모인 가운데 그옹안 실험과정을 거진 보이체크를 공개한다.
인간에서 당나귀로 바뀌는 과정이라는 설명과 함께 보이체크는 군중에게 조롱거리가 된다.
실험이 끝난 후, 보이체크는 군악대장을 면도해주기 위해 불려간다.
면도칼을 든 보이체크에게 여러 가지 감정이 교차한다.
결국 보이체크는 안의 분노를 끄집어 내어 군악대장에게 복수하는 것을 포기한다.
에피소드 # 3
보이체크는 마침내 마리를 살해하고는 자기도 물에 빠져 죽어 버린다.
(마리의 방)
때는 밤. 마리는 촛불을 켜놓고 성경을 읽고 있다. 하지만 보이체크가 요즈음 집에 오지 않아
불안해하며 양심의 가책을 느낀다. 그 때 보이체크가 들어온다.
(숲, 연못가)
보이체크는 마리를 데리고 연못가 근처 숲으로 간다. 서로간의 몇마디 대화.
마리에게 두 세 번 키스를 한 후, 보이체크는 칼로 그녀의 목을 찔러 살해한다.
보이체크는 마리의 시체를 부둥켜안고 “마리, 어째서 너는 목에 빨간 끈을 감고 있는가”하며
이성을 잃고, 공포와 원한과 과오를 뉘우치며 고함친다. 단도를 발견한 후 연못 속에 던져 버리고는
자기도 손에 묻은 피를 씻으려다 연못 속에 빠져 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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